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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부산여행ㅡ영가대

영가대

[정의]
부산광역시 동구 범일동에 있는 조선 후기 통신사가 해신제를 지내던 누각.

[개설]
영가대(永嘉臺)를 처음 건립할 당시에는 이름이 없었는데, 1624년(인조 2) 일본 사신을 맞이하기 위해 부산에 파견된 선위사(宣慰使) 이민구(李敏求)[1589~1670]가 순찰사 권반(權盼)[1564~1631]의 본향(本鄕)인 안동의 옛 지명 ‘영가(永嘉)’를 따서 이름 붙였다. 이후 영가대는 조선 후기 통신사를 비롯한 역대 대일(對日) 사신들이 무사 항해를 기원하며 해신(海神)에게 제사를 지내던 해신제당(海神祭堂)의 역할은 물론, 출발과 귀환의 상징적인 지점이 되기도 하였다.

[위치]
영가대는 원래 부산광역시 동구 범일동 진시장 뒤쪽 철로 변에 있었다. 『동래부지(東萊府誌)』에 “영가대는 동래부(東萊府) 남쪽 21리 지점에 있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지금은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다만 새로 복원한 영가대가 동구 범일동 590-5번지 자성대 공원 내에 있으며, 바로 곁에는 2011년 4월 21일 개관한 ‘조선 통신사 역사관’이 있다.

[변천]
영가대는 1614년(광해군 6) 순찰사 권반이 전선(戰船)을 감추기 위해 선착장을 만들었을 때, 파낸 흙이 언덕을 이루자 그곳에 망루(望樓)를 겸해 세운 8칸 누각이다. 1906년(고종 43) 영가대 앞 선착장은 경부선 철도 공사 때 일본인들이 매축하였고, 영가대는 전차 선로를 만들면서 부산의 일본 거류민 단장을 지낸 오이케 타다스케[大池忠助]의 별장인 능풍장(陵風莊)으로 옮겨진 후 흔적이 사라졌다. 이후 1951년 10월 15일 한청범이동단부(韓靑凡二洞團部)가 옛 영가대 터였음을 알리는 ‘영가대 기념비’를 부산 진시장 뒤[또는 성남초등학교 뒤]에 세웠다. 2002년 12월에는 동구청에 의해 영가대 복원 사업이 시작되었고, 2003년 9월 25일 원래의 자리는 아니지만 바다가 보이는 자성대(子城臺) 남쪽에 영가대가 세워졌다.

[형태]
『부진 제영(釜鎭題詠)』의 「영가대기(永嘉臺記)」에 의하면 영가대는 큰 배를 가라앉혀 돈대(墩臺)를 쌓고 그 위에 세운 8칸의 작은 누각이라고 한다. 그 모습이 가운데는 동그란 것이 마치 엎드린 거북 같고, 사방으로 똑같이 보여 호리병 속의 별천지를 이루었다고 한다. 영가대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그림으로는 정선(鄭敾)[1676~1759]의 「동래 부사 접왜도(東萊府使接倭圖)」와 김윤겸(金允謙)[1711~1775]의 「영가대」, 이성린(李聖麟)[1718~1777]의 「사로승구도(槎路勝區圖)」 등이 있다.

1730년(영조 6)~1750년(영조 26)경 그린 것으로 보이는 정선의 「동래 부사 접왜도」에서는 영가대가 정면 5칸의 합각지붕 형태를 띠고 있다. 1748년(영조 24)에 그린 이성린의 「사로승구도」에서는 영가대가 작은 창문이 있고 사방이 막혀 있는 정면 6칸, 측면 1칸의 팔작지붕집 형태를 띠고 있다. 그리고 1770년(영조 46)에 그린 김윤겸의 「영가대」에서 영가대는 정면 4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집으로 사방이 트여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영가대기」에 “창과 벽이 무너지고 단청이 흐려졌다”는 구절이 있어 적어도 1748년까지는 창과 벽이 있는 형태였다가 1770년경에 창과 벽이 없어진 형태로 존재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항만연구회 김영호가 소장한 1910년(순조 4) 이후의 영가대 관련 자료는 팔작지붕의 측면 3칸 누각으로 되어 있어 형태의 변화가 심하였음을 알 수 있다. 2003년에 복원된 영가대는 정면 5칸, 측면 2칸 규모의 겹처마 팔작지붕집으로, 면적은 70㎡이다. 화강석 원형 장초석으로 초석을 하였으며, 개방형 벽체로 되어 있다.

[현황]
옛 영가대 터였음을 알리는 ‘영가대 기념비’는 부산 진시장 뒤 철로 변 슬레이트 건물 속에 있다. 앞면 33.5㎝, 높이 90㎝, 두께 12.5㎝의 화강암으로 되어 있다. 현재도 국가 차원이 아닌 무속인들에 의해 제사가 베풀어질 정도로 민간 차원에서 해신제당의 구실을 이어 오고 있다. 부산광역시에서는 2000년 동구 좌천동 지하철역 2번 출구 부근 도로 공원에 ‘부산포 왜관·영가대 터’의 표석을 세워 역사 교육 및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새로 복원된 영가대는 자성대 공원 안에 있으며, 소유자 및 관리자는 동구청이다. 매년 5월 부산에서 열리는 ‘조선 통신사 축제’ 기간에 영가대에서 통신사의 사행록에 등장하는 기록을 참고로 영가대 해신제를 재현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의의와 평가]
영가대는 조선 후기 통신사를 비롯한 역대 대일 사신들이 무사 항해를 기원하며 해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해신제당이자, 전쟁 포로나 표류인(漂流人)들의 귀환 지점이 되기도 한 한일 양국 선린의 대표적 상징물이다.